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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이슈

조혈모세포(골수) 기증 경험담 -펌-

by 앙탈바둥 2019.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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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골수) 기증 경험담

안녕하세요.

오늘 조혈모세포 기증하신다는 분의 글도 읽고 덧글에 관심 있으셔서 자세한 정보 공유 원하시는 분도 있길래 제 경험담 공유해봅니다.



우선 신청은 헌혈할때 할 수 있습니다.

저도 대학시절 영화 본다는 생각에 전혈-혈소판 등등 헌혈을 많이 하면서 채혈하시는 분이 신청 권유하셔서 신청해놨었죠.

그리고 신청했다는 사실조차 다 잊고 살다가 약 10년 후에나 연락이 왔습니다.

본인이 카톨릭성모대학 코디네이터라고 소개하시고(간호사더군요) 13살정도 된 환우가 백혈병에 걸려있는데 저와 DNA 정보가 98% 일치하다고 검사 가능하냐고 하였습니다.

일이 바쁘면 직접 직장으로 오겠다고 하여서 일단 승낙하였습니다. 나이도 어린 아이가 제 기증으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하니 하게다고 하였죠.



제 직장에 코디네이터 분이 오셔서 제 동의를 얻기 위한 부연 설명 후 동의서 사인받아갔던 것 같습니다.(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이날 채혈도 했던것 같고요)



우선 진행절차는 예전에는 주사기를 박아서 골수를 채취하여 통증이나 후유증도 많았지만 지금은 혈액에서 골수성분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여 성분헌혈하는 방식과 비슷하다고 하였습니다.(전혈과 달리 성분헌혈은 기계를 돌려서 혈액에서 혈소판 성분만 빼내고 다시 몸에 넣어주는 방식)



이후 건강검진 예약을 해줍니다. 가까운 대학병원에 건강검진을 풀코스로 받게되었고요. 다 지원해주는 것이고 제 비용은 일체 안 나갑니다. 몸에 이상이 있거나 무리가 간다면 당연히 자동취소가 되는것이죠.

그리고 환자와 정확히 일치하는지등도 볼거고요.



이후 정상 판정 받고 날짜를 예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3일간의 입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고요. 정부에서 지원하는 휴가같은건 없냐고 하니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12월 말에 남은 연차를 소진하기로 하고 예약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크리에이터분이 신신당부하시길 예약 잡고 갑자기 취소하면 환자에게 무리가 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차라리 안 할거면 지금 안 한다고 해야한다고.. 왜냐면 환자도 기증을 받기위해 기증일에 맞춰서 치료절차가 진행된다고 하더라고요.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제가 지정한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습니다. 이 주사가 이번 기증의 핵심인데 척추에 있는 골수성분이 촉진되어 혈액까지 분포가되서 혈액에 충만하게 만들어주는겁니다. 그리고 기계를 통하여 혈액에서 골수성분만 빼내서 기증하게 되는것이지요.



이후 기증하기로 한 날에 입원을 하였습니다.

병원은 제가 원하는 곳을 지정할 수가 있었고 편하게 제 집 근처인 대학병원으로 지정했습니다.

1인실로 주고 밥도 환자밥이 아닌 일반식으로 줘서 그리 불편하지 않게 지냈습니다. TV도 나오고 노트북도 들고 가서 인터넷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담당 교수님과 면담도 하는데 교수님이 약간 우려의 말도 해줍니다. 정확한 고지를 해줘야 한다며 이렇게 혈액에서 채취하는 경우 아직 시행된지 오래되지 않아서 향후 10년후나 20년후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모른다고 이야기해줍니다.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이왕 하기로 한거 끝까지 하겠다고 했지요.(사실 이부분은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코디네이분은 이제 내가 갑자기 취소하면 환자에게 무리가 간다고 이야기해줬는데 교수는 지금에서야 부작용을 설명해주니 취소하기도 좀 애매한...? 이 부분은 처음 코디네이터 방문했을때 정확히 설명을 해줘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지금쯤이면 안정적인 연구결과가 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아때가 2011년이니깐요. 그리고 기계를 돌리면서 에 혈소판 성분이 거의 파괴되기때문에 혈소판 성분이 제로가 되니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약 보름의 기간동안 사고를 조심하라고도 하십니다. 혈소판이 응고작용을 하기때문에 피가 나는 사고가 나면 피가 안 멈출 수 있지요.(조금 무섭더군요..)



3일간 입원하는 이유는 몸에 골수성분이 충분히 녹아들었는지 확인하고 수시로 검사하기 위해서입니다.

진짜 수시로 채혈을 해갑니다. 새벽에 성분이 제일 많다고 새벽 5시경에 비몽사몽간에 깨워서 채혈하고 가기도 합니다. 이때 항상 채혈하기 위해 주사바늘 들어가는걸 꼽아두는데요. 손등에 꼽아뒀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기증 진행할때 피를 장시간 뽑아야 되서 가장 튼튼한 혈관을 남겨둬야되기 때문에 손등이나 목등에서 채취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이틀 자고 3일째 되는 날 기증하게 되었습니다.

헌혈하는 것과 큰 차이는 없었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약 4시간정도 피를 뽑았던것 같습니다. 피를 뽑고 기계에서 돌려서 골수성분만 채취하고 몸에 다시 넣어줍니다. 이때 혈액이 응고하지 말라고 혈액에 응고안되는 성분도 같이 넣어줍니다. 이게 다 수분성분이라 한 2시간정도 진행되니깐 방광이 터질것처럼 팽창됩니다... 중간에 몸을 빼기도 힘들고 움직이기도 힘들게 누워있어서 간호사분에게 이야기하니 바지를 벗기고 제 거기에 소변배출기를 대고 소변을 보게 하더군요.(남자간호사였습니다.) 문제는 좀 쪽팔려서인지 방광은 터질것 같은데 소변이 의지대로 나오질 않습니다. 1차 시도때 실패하고 조금 더 있다가 2차 시도후 배뇨했네요. 이때 그 시원함이란... ㅎ

4시간을 피를 뽑다보니 헌혈부위에서 저릿저릿한 통증도 중간 중간 있었고요. 좀 센 통증도 한두번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퇴원준비를 하는데 코디네이터분이 찾아오셔서 10만원정도 주신것 같습니다. 돈은 이전에 나온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는데 갑자기 택시비같은걸로 책정된거라며 돌아갈때 편하게 택시타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감사장과 감사패를 주십니다.



그렇게 집에 택시 타고 돌아와서 바로 쓰러져 잤습니다. 나름 3일간 피로가 쌓였는지 거의 12시간은 꿀잠 잔것 같네요. 다행히 그날이 수목금 이후 토일로 이어지는 주말이어서 푹 쉬었습니다.





이후 증빙하는 사진같이 전화해서 요청하면 기증확인서도 떼줍니다. 이것은 여기저기 취업하거나 할때 나름 도움이 되실거라고 봅니다. 그래도 이런거 기증하는 사람은 기업에서 좋게 봐주지 않을까요?



그리고 매년 조혈모세포 기증의밤이라는 행사를 열고 초청을 해주더군요.(기증하고 3년간인가 해줬던거 같네요.) 가수도 부르고 호텔식 밥도 먹고 선물도 받고 그럽니다. 계속 받고 싶지만 매년 기증자가 생기니 유지가 힘든지 3년제한인게 아쉽네요. 이제 더 안 불러줍니다. ㅎ 그래도 매년 감사엽서같은것은 옵니다.(손수 손으로 써서 보내주십니다. USB등 소정의 상품과 함께.)



그리고 기증진행하는 곳이 두곳이라고 합니다. 카톨릭성모병원과 다른단체가 있는 듯 한데 다른단체가 좀 더 큰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년 기증의밤을 따로 여는데 다른단체는 제한없이 다 부르는것 같기도 하네요.(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증에 관심 가지시는 분들에게 도움되시길 바라며 이만 후기를 줄이겠습니다. 어느덧 8년이나 되가네요.. ^^



ps. 환우분과는 별다른 연락이 없으며 연락처도 주지 않습니다. 처음에 궁금하여 물어보니 가끔 이걸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분이 있다고 하여 서로 모르게 진행한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제 자식이 백혈병 걸려서 골수기증만 받으면 완치될 수 있는데 일치하는 사람이 돈 달라고 하면 주겠더군요.. 이후 잘 치료되었다는 이야기만 들었네요.



추가. 알아보니 저 이후에 법이 제정되서 유급휴가 사용시 보상금 준다네요.

유급휴가 보상금 지급 :

근로자인 장기증 기증자(골수포함)의 장기등 기증을 위한 신체검사, 또는 적출 등에 소요된 입원기간에 대해 유급휴가로 처리한 경우, 그 근로자의 사용자에게 유급휴가 보상금 지급
※ 종전 이식 대상자를 지정하지 않은 순수 기증자에게만 유급휴가를 인정하였으나, 법률개정으로 `14.01.31부터 가족 및 타인지정 기증하는 경우까지 확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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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골수) 기증 경험담 : MLBPARK

안녕하세요.오늘 조혈모세포 기증하신다는 분의 글도 읽고 덧글에 관심 있으셔서 자세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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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을 하면서 느끼지만.. 봉사나 기부는 자기 만족감이 꽤 크더군요

저도 조혈모세포기증신청을 해보려 했는데.. 나이가 만으로40을 넘어가서 못하는군요.

하고싶은데...안타깝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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