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이슈

천냥빛을 값는 재능

앙탈바둥 2025. 2. 8. 12:20
반응형

 

 

안녕하세요.

게시판 성격이랑은 맞지 않지만 여기 쓰면 사람들이 많이 본다고 하길래 죄송하지만 여기에 쓸게요. 저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반찬가게를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어제 저희 가게에 아이와 손잡고 와서 반찬을 산 아이 엄마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황금연휴인데도 남편과 저 둘다 자영업을 하다보니 쉬지 못했습니다. 어제는 일하는 아주머니가 쉬어서 저희 친정엄마가 가게에 나와서 일을 도와주셨어요.

저희 엄마는 한 쪽 손이 없으세요..

열일곱살때 공장에서 일하다가 다치셔서 왼쪽손을 잃었습니다. 비유가 이상하지만 영화 내부자들에 나오는 이병헌씨 손과 비슷하게 의수를 끼고 생활하세요. 연휴때라 동네 반찬가게는 별로 바쁘지도 않는데 한사코 나와서 도와주시겠다고 하셔서 어제 엄마랑 같이 가게에 있었는데 여섯시 조금 넘은 시간에 네다섯살 돼보이는 남자아이와 엄마가 가게로 들어왔어요.

이것저것 골라서 계산하는데 제가 일찍 가게 닫으려고 정리중이셔서 엄마가 계산을했어요.
장시간 의수에 고무장갑까지 끼고 계셔서 피부가 간지러우시다고 장갑과 의수도 벗고 계셨는데.. 아이가 묻더라구요.

할머니는 손이 왜 없어요?

순간 저희 엄마도 말문이 막히시더라구요. 근데 아이엄마가 아이에게

이 할머니는 음식을 너무 맛있게 잘 만들어서 천사님들이 손을 빌려간거야. 외할아버지처럼 나중에 하늘나라게 가시면 빌려줬던 손도 돌려 받고 상도 받고 선물도 많이 받으실거야. 그니까 할머니께 맛있게 잘먹겠습니다, 하자.

라고 설명하더군요,,,

아이는 저희 엄마에게 배꼽인사하면서 할머니 맛있게 잘먹겠습니다. 하고 계산하고 갔어요.

반응형